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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rStory

국내 자동차 제조사별 간단 정리(2)

지난 편에 이어 국내 자동차 제조사별 이야기를 이어 가보도록 하자.







4. 한국GM(쉐보레)


대우그룹 산하 대우자동차로 시작된 브랜드로 한때 미국 유수의 자동차 업계 GM과의 협력 관계로 시작한 기업이다


과거 유럽에서 이름을 떨치며 상당한 판매고를 올린 적이 있다(아 옛날이여...)


한때 GM 측의 회사지분을 모두 매입해 대우그룹이 온전히 이 브랜드를 소유한 적도 있었고...


그러던 중 IMF 이후 모기업(대우그룹)의 나빠진 자금상태와 무리한 사업규모 확장으로 인해


결국 법정관리를 신청,


이 과정에 대우차는 차량 용도별로 셋으로 쪼개지고(승용, 버스, 트럭), 이중 승용차 부문이 GM 사에 인수된다


국내/외 대우자동차의 인지도와 남아있는 자존심을 지켜주기 위해(?) GM대우라는 형태로 대우자동차라는 이름이 남는다


(이후 대우 브랜드를 버림으로써 한국GM 혹은 쉐보레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된다)


GM대우 자체 개발 모델들을 국내 제조 판매해 왔고(GM산하 브랜드의 기술이 적용되는 경우가 많다) 


이 모델들을 해외에 수출하기도 한다


최근 브랜드가 쉐보레로 완전히 바뀌며 지금과 같은 보타이(나비넥타이) 엠블럼을 갖게 되었고,


이와 함께 브랜드 통합의 일환으로 미국 본토에서 제조 판매하는 모델들을 직수입의 형태로 들여와 팔기도 한다(참고로 전부 망했다...)


차량의 특징은 강판이 두껍고 튼튼해 차급을 막론하고 높은 안전도로 유명하다는 점.


GM의 탄탄한 기본기를 바탕으로 하체 세팅과 스티어링 휠 소프트웨어 세팅 능력이 매우 우수하며


최근 차량들은 방청에 신경을 많이 써서 녹이 잘 나지 않는다는 점 등


차량 기본기가 상당히 좋은 편이다


물론 단점도 있다... 차가 무겁고 엔진이 대체로 디튠이 되는데다 이상한 기어비를 가지고 있어 차가 잘 나가지 않고 연비가 좋지 않은 편이다


현대기아 차량과 제조사 발표 출력을 비교해 보면 확연히 차이가 난다

(단 섀시다이나모 상에서 구동 계측을 하면 제조사 발표 수치와 거의 차이가 없거나 오히려 소폭 높게 나오는 경우가 많다. 현대기아와는 조금 다른 점. 구동 손실이 적거나 혹은 애초 제원 발표시 보수적으로 발표를 하는 것 두 가지로 분석이 가능하다).


또 이상하게 가격 책정을 잘 못하는 편이다....


국내 제조 모델들도 그렇고 무튼 GM의 기술이 적용되거나 해외 직수입을 해온 모델들은


국산차들과 경쟁을 하는 모델임에도 불구하고 가격면에서 경쟁력이 너무 부족하다...



가격 책정 실패로 망한 모델들의 사례를 들자면


1. 올 뉴 크루즈



라세티 프리미어를 기반으로 한 이전 세대 모델의 각진 디자인을 버리고


쉐보레 패밀리룩을 담은 전면부와 함께 유선형의 날렵한 모양새로 다시 태어났다


이전 세대 모델이 편의사양이 부족해 국내 소비자들의 니즈를 만족시키지 못했던 점을 인식했는지


옵션을 비슷한 수준으로 끌어올린 점이 맘에 든다..



밋밋하고 투박했던 실내가 환골탈태했다. 


쉐보레도 실내를 이렇게 예쁘게 뽑을수가 있구나 하고 감탄을 자아내게 했었다.


애초에 높이 평가받던 기본기에 국내 소비자들이 좋아할 만한 요소를 듬뿍 담았으니, 판매량은 성황이어야 했는데...


문제는 그놈의 가격...


출시초기 무려 1890만원에서 2400만원대에 이르는 창렬한 가격을 자랑했다(...)


저 고사양 트림에 옵션을 추가한 가격이면 그 윗급의 중형차들도 상당히 쓸만한 옵션을 담은 차들을 구입할 수 있었던 거다


사실 제조단가가 좀 높았다고는 한다... 그래 말하자면 좋은 차라는 거다


하지만 결국 경쟁자들은 국내 제조사의 준중형 세단이고


준중형을 구입하는 소비자들의 특성상 가격은 매우 중요한 고려 요소가 된다


경쟁모델에게 크게 하자가 없으면 결국 외면받게 된다는 뜻.


결국 가격인하를 단행하지만 신모델의 필수 성공 요소라 할수 있는 신차효과를 통한 초기 이미지 구축에 실패,


결국 판매량은 처참하게 바닥을 치며 이는 크루즈를 생산하던 군산 공장의 폐쇄라는 재난으로 이어지게 된다...


이로 인해 올 뉴 크루즈와 올란도는 단종되고, 남아있던 크루즈의 재고는 덤핑 할인으로 처분된다.


아직 판매중인지는 잘 모르겠다... 영업점을 통해 재고를 확인한다면 아마 꽤 놀라운 가격에 구입이 가능할 것이다


다만 회사의 철수설이 돌고 있으니 구입에는 신중을 기하기를 권해드린다



2. 임팔라



미국에서 가장 많이 팔린 인기 대형 세단 중 하나로 이름난 임팔라의 국내 도입이 확정되었을 때 업계는 떠들썩했다


쉐보레가 드디어 장사 좀 제대로 해보는구나 하고 여럿이 기대를 걸었던 기억이 있다


뷰익이라는 브랜드로 판매되는 라크로스를 그대로 국내에 가져와 쓰던 알페온을 대신하는 포지션을 맡게 되었다


그런데.....



이 차를 국내에 도입하며 첫해에 1만대 판매량을 달성할 경우 국내 생산으로 전환하기로 했었다(직수입 판매로 도입)


그러나 국내 공급량을 본사에서 월 1,600대로 제한하는 데다가


초기 선적 문제 등 물량 공급 부족에 시달리며 결국 호기심과 기대로 문을 두드리던 소비자들을 지치게 만들었고


공급이 원활하지 않다는 인식이 만연하게 되어 신차효과를 제대로 올리는 데 실패하게 된다



여기에 또 한가지 이슈가 있는데 


일단 차체의 전장은 거의 k9급에 육박하지만 경쟁 모델은 준대형의 그랜저, k7, sm7 등이었다(알페온의 포지션을 대체했다고 말했다)


그래서 비슷한 가격대를 책정했던 것까지는 좋았지만


가뜩이나 초기 이미지 확립에 실패하여 판매량이 신통치 않은 판에


얼마전 아무 이유 없이 슬그머니 가격을 올렸다




왜???? 


그냥 안팔겠다는 건가.....



결국 중고차 시장에서도 애물단지가 되었고(신차 판매량은 중고차 회전률과 비례한다고 보면 된다), 


중고차 매매 사이트에 들어가 보면 카탈로그상 신차가에 비해 볼품없기 그지없는 중고가를 확인할 수 있다

(심지어 유사년식/주행거리의 아래 차급인 말리부보다도 저렴한 것을 확인했다...)


이렇게 한때 세간의 관심을 모았던 쉐보레의 대형세단 임팔라는 조용히 묻히게 된다...(단종계획은 없다고 한다)

(하지만 현대 아슬란도 단종 계획은 없다고 했었는데.....)



3. 이쿼녹스



쉐보레의 중형 SUV로 꽤나 장수해 온 모델이며 유럽 시장에서 선전했다고 한다. 


독일의 오펠 사에서 만든 1.6L 디젤터보 엔진을 품고 있다고 광고하는데....(참고로 디젤은 모두 터보 엔진이다)


일단 이 차가 망하고 있는 이유가 두가지.. 아니 세가지네, 세 가지다ㅡㅡ;;;



첫째로 크기이다.


국내 소비자들의 특성상 큰 차를 선호하고, 특별히 남성적 이미지를 풍기는 SUV라면 더 그런 경향이 있는데


이차는 중형 SUV라고는 하지만 캡티바보다 분명히 작은 사이즈로 나온 차다


쉽게말하면 투싼보단 크고 싼타페보단 작으며 QM6보다는 조금 작은 사이즈란 말이다


거기다 강판을 두껍게 만드는 쉐보레의 특성상 실내공간도 좁다고 하긴 그렇지만 그리 넓게 느껴지지도 않는다.


애매하다....



둘째는 위에서 언급한 파워트레인, 엔진.


중형 SUV라고 하면 국내 시장에서는 기본적으로 2.0L 디젤 엔진을 탑재해 왔고, 때로는 2.2L가 들어가기도 한다


그런데 1.6이란다....


물론 오펠 사는 엔진을 잘 만드는 회사는 맞다. 하지만 일단 수치로 보여지는 기본 스펙이 타 차량에 비해 딸린다.


지구력을 나타내는 마력은 136hp, 186마력의 싼타페보다 50마력이나 약하다


가속력을 나타내는 토크는 32kgm로 싼타페의 41kgm보다 확연히 적은 수치다



셋째로는 가격


저 두가지 눈에 보이는 약점을 품고


가격은 오히려 싼타페보다 100만원 가량 비싸다(...)


디젤 2.2L 사양과는 비교하기 어렵겠고, 디젤 2.0L의 싼타페와 비교하자면


싼타페 2842~4108만원 / 이쿼녹스 2945~4182만원


덧붙여 말하자면 최하위 트림에는 직물시트가 들어간다(뭐라고?)



이게 뭔가요.........




여담으로 합리적인 가격 책정으로 호평을 받고 있는 모델도 있다



* 쉐보레 카마로 SS



트랜스포머에서 범블비로 등장한 차량.


스포츠카로 터보가 아닌 자연흡기엔진에 무려 V8 6200cc에 달하는 배기량을 장착했다(1년 자동차세 160만원ㄷㄷ)


자연흡기 엔진 기반임에도 453마력의 어마어마한 출력을 보여준다(여기에 8단 자동변속기가 함께한다)


성능 외에도 이번 풀체인지에서 디자인이 한층 상향되어 매니아들에게 호응이 좋다


옵션도 스포츠카 치고는 상당히 좋은 편,


이런 차량의 구매시작가가 현재 개소세 인하 덕분에 5027만원밖에 안된다


가성비 대박이다ㅎㅎ


물론 슈퍼카로 분류되는 고성능 스포츠카와 비교했을 때 조립품질, 마감 등에 있어서 차이가 나기는 하지만


외관이며 성능이며 뭐하나 꿇리지 않는 이정도의 모델을 저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는것은 


스피드광들에게 희소식임에 분명할 터다.


차량의 퍼포먼스에 관한 것은 검색을 해 보시기를 권해 드린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위에 설핏 적어두었지만


미국 머슬카의 혈통으로 가솔린 초고배기량으로 제작되어


미국과는 다른 우리나라 세법으로 인해 1년 자동차세가 어마어마하게 나온다는 것이다


차라리 3.3터보 정도로 해줬다면 참 고마웠을텐데 말이다...




한국 GM, 쉐보레는 상당히 어려운 상황이다...


최근 법정관리 상황까지 갔고, 정부 자금을 투입해 가까스로 회생시켜 놓은 것을 아는 사람들은 모두 아실 것이다


하지만 지금처럼 운영에 삽질을 계속한다면.... 한국 GM의 미래는 암울하기만 하다.


차량 하나하나의 성능이 좋고 기본기가 뛰어난 것은 사실이다

(국내에 들여오며 가격 조정을 위해 국산 저가형 미션을 쓰다보니 간혹 문제가 있긴 했지만 지금은 좀 낫다더라)


하지만 지금처럼 국내 시장에 적응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면 아무래도 밝은 미래를 바라보긴 어렵지 않을까.


GM본사에서 이러한 상황을 보고받고 "이런 좋은 차를 알아보지 못하는 한국 소비자들이 이상한 거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아 그래, 그들의 입장도 이해는 되는 부분이다


애초에 수입해 들어오면 가격이 올라야 맞는데, 국내 시장을 고려하여 내수 판매가보다 오히려 가격을 낮춰서 들여오고 있다


근데 그래도 경쟁모델 대비 비싸다.... 원가가 확실히 높다는 점을 알 수가 있다


결국 가성비로 승부하는 현대기아에게 밀리게 되는 것.


최근에는 월별 판매량으로 쌍용차에게까지 졌다(2018년 8월기준)... 굴욕에 굴욕을 거듭하고 있는 한국 GM이다..



이번 개소세 인하 정책에 발맞추어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할인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다


각 차량별로 이런저런 조건들을 통해 많게는 수백만원까지 할인을 내건 채 팔리고 있다


핸들링과 하체 세팅, 안전을 중요시하는 소비자라면 지금 이 기회를 잘 활용하는 것도 좋을 듯 싶다(혹은 현대기아를 싫어한다든가...)


다만 현 상황에서 중고로 되팔 경우 치가 떨리는 가격 후려침을 겪을 수 있음은 각오해야 할 것이다.


판매량이 회복되고 경영이 정상화되면 철수설은 잦아들 것으로 보인다... 


애초에 정부로부터 수천억의 지원금을 받고서 그냥 바로 먹튀를 하기엔 이 기업의 규모가 너무 크다. 


글로벌 신용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당분간은 정상 운영의 노력을 기울이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걸어 본다.




지금까지 국내 자동차 제조사 간단 정리 2편, 한국GM 쉐보레 편이었다


다음 시간에는 만년꼴찌르노삼성에 대한 이야기를 해 보고자 한다


긴 글 읽어주심에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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