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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ter's Story/Peter's Column

공구 사이트에서 저렴하게 풀리는 일부 품목들의 실상에 대하여

필자는 최근 유명세를 올리고 있는 물품 공동구매 사이트에 가입하여


냄비 세트를 구입했다.



이태리 회사의 설계를 담고 있다는 광고와 함께


약 10여만원의 기본가에서 90%를 할인해 판다고 하며


2만원이 채 안되는 저렴한 판매가를 제시하고 있었다.



이런 걸 보는 소비자들은 보통


가장 먼저 이 가격이 할인가가 맞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네이버나 다음 등 포털 검색을 시도할 것이다


그리고 실제로 포털에 공동구매 사이트의 할인 전 가격과 유사한 금액으로 올라와 있는 것을 확인하고는


자신은 스스로 똑똑하고 합리적인 구매자라 만족스레 여기며 


좋은 물건을 싸게 샀다는 만족감과 함께 자신의 지갑을 기꺼이 열어 결제를 진행할 것이다





사실 필자도 이 중 한사람이었다.


오늘 오후에 정말 어이없는 일을 경험하기 전까지는 말이다.



이태리제 디자인인지 제품인지 뭔진 몰라도


이태리의 유명 브랜드라고 주장하는(?) 상표를 달고 나온 냄비 세트에서


몇가지는 내가 쓰겠지만 쓰지 않을 것 같은 제품들이 있어


본가에 있는 부모님께 갖다 드렸다.



그런데 어머니께서 이걸 보시고는


한번 쓰윽 훑어보고서는 바로


이런 냄비는 별로 좋을것도 없는 그냥 싸구려라는 것이다


에...? 뭐지 10여만원이나 한다는 제품인데???



그러면서 어머니 당신의 냄비 컬렉션;;;을 꺼내서 하나둘씩 보여주기 시작하는데...


내 눈을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내가 주문해서 쓰고 있는 것과 똑같이 생긴 제품 세트가...


다른 브랜드의 다른 상자에 담겨서!


그것도 이건 이태리가 아닌 독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브랜드를 달고


버젓이 유통되고 있었던 게 아닌가...



와나


뭐지????


이게 대관절 어떻게 된 노릇인지 궁금했다


냄비값이 사실 그리 비싼것은 아니었기에 그냥 별일 아니라고 치부하고 넘어가면 될 일이기도 했다.



그런데... 생각하니 맘이 편치않다.


정말 이태리 브랜드라는게 맞는지??


공동구매 사이트에는 아주 당당하게, 이태리의 고급 감성을 담고 있으며 어쩌고 저쩌고....


하....




근데 왜 똑같은 걸 독일 브랜드를 달고 파냐고ㅡㅡ


더 골때리는 건


우리 집에서 발견한 똑같은 디자인의 제품을 해당 공동구매 사이트에서 검색해본 결과


그대로 함께 나란히 팔리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도대체 무슨 배짱인거지???


소비자를 개 ㅄ 호구로 보지 않고서야 이딴 짓거리를 할 수 있는가???



여기에 더 어이가 없는 것은


같은 디자인을 쓰는 제품이 이게 다가 아니었다는 사실...ㄷㄷㄷ


무려 3번째 브랜드가 또 존재했다




혹시 무슨 착오가 있었던 것은 아닌가 하고


제품 상세정보 페이지를 자세히 살펴본 결과


세 제품 모두 제조국가는 중국이었다.


중국  OEM 형태로 제조가 되고 있는듯 한데...



OEM 까지는 이해하겠는데,


왜 각각 다른 국적의 브랜드를 달고 똑같은 디자인의 제품들이 설계가 되는지??


단지 외관만이 아니라 기능 등도 기재된 부분들을 확인해 봤을 때 거의 흡사하다.



의혹에 대해 좀더 정확한 답을 찾기 위하여


각 상품들의 공식 유통사라고 하는 회사들의 웹 홈페이지를 방문했다.


한 회사는 실제로 이런 제품들이 올라와 있기는 하고, 제법 비싼 가격들이 기재되어 있다.


다른 한 브랜드에는 가격이 아예 누락되어 표기되지 않고 있다(네이버에는 써있다. 공식사이트가 아니면 도대체 어디를 통해서 판매를 한다는 걸까??)


마지막 브랜드에는 국내 공식 유통업체의 이름이 없다.


결국 해당 상품을 포털 검색, 다른 경로의 판매글에 기록된 내용을 참고해 국내 유통업체를 찾아냈다.


이 회사의 웹 홈페이지는 존재하지만 검색해도 나오지 않으며,


특수한 경로로 검색을 해야 들어갈 수 있게 되어 있다.




마지막 순서는


이들이 내세우고 있는 이태리... 독일... 등등의 브랜드가 실재하는지, 그리고 그 브랜드를 이용해 OEM을 중국에서 제작한 것인지,


이것을 확인하는 작업이었다.



구글에 국가명과 브랜드를 함께 검색해 보았고... 결국은 아무것도 찾을 수 없었다.






이런 제반 사항들을 통해 내가 내린 결론은...




해당 제품들은 절대로 유럽산 고급 브랜드가 아니며,


실제로 브랜드가 있는지조차도 의문이고,


그렇다면 중국에서 제조했다는 것은


중국, 말그대로 중국산 제품일 뿐


제조 후 이 브랜드들의 인증을 받거나 한 OEM 제품도 될 수가 없다는 것이다.



또한 이 제품들은 모두 동일한 제품일 가능성이 매우 높으며,


포털에 올라와 있는 가격들은 단지 눈속임일 뿐,


'이 제품들이 원래는 이렇게 파는건데 이렇게 싸게 공급하는거야. 꿀딜이지? 빨리 결제해!!'


라고 고객을 현혹하기 위해 올려둔 것에 불과하다는 것....



마지막으로 하나 덧붙이자면,


이런 제품들은 공식 유통사의 홈페이지를 통한 판매가 주를 이루지 않는다.



그 증거로 세 브랜드의 유통사 중 2군데가 판매가를 표기해 두지 않았다. 심지어 한 곳은 0원이라고 써 있다.


그럼 어떻게 유통이 될까? 어떤 구조로 이 회사들은 물건을 유통해 수익을 올리고 있는 것일까??



일단은 대형 포털에 올라오는 공구 사이트의 광고글,


이것을 통해 소비자들을 해당 사이트로 유인한다.


유인된 소비자는 사이트에 올라와 있는 여러 제품들의 대출혈 할인가를 확인하게 되고...


통수를 맞지 않기 위해 해당 제품을 포털에서 검색해 본다(여기서부터 당신은 이미 낚인거다)


검색 결과... 공구 사이트의 판매가보다 확연히 비싼 가격에 판매되고 있는 제품들이 보인다.


이것을 확인한 소비자는... 해당 제품을 정말 프리미엄급의 고급 제품이라고 믿어 버리게 된다.

(확인 결과 포털에 올라와 있는 제품은 공구 사이트의 제품의 공식 유통사, 여기서 올려 둔 것이었다. 그렇다. 다 짜고친 고스톱, 자작극이었단 말이다)


이상이 우리가 공구 사이트의 할인가에 낚이는 과정이다.


제법 치밀하게 각본을 짰다, 칭찬해 줄만하다.


하지만 그 소비자를 우롱하고 기만하는 상술은 도무지 좋게 봐줄수가 없다.



한가지 더....


이런 공구 사이트 외에도 이런 제품들은 여러 가지 다양한 경로를 통해 유통이 된다.


그중 한가지 예를 들자면...


해당 제품에 대한 리뷰를 찾아보면 


안 그런 경우도 있지만 


어떤 블로거의 경우, 그저 칭찬 일색의 리뷰를 쭉 늘어놓은 후에


맨 마지막에 나지막히 한줄 적어놓는다.


'요즘은 이벤트로 싸게 팔고 있대요' 혹은 '공동구매로 싸게 구매할 수 있는 방법이 있어요' 등등


이런 경로를 통해서도 소비자는 이 '무늬만 저렴한' 제품의 유혹에 끌려가게 된다.


(포털 검색을 통해 다시한번 강력하게 세뇌되는 과정이 이 불쌍한 소비자를 기다리고 있다)


해당 블로거가 유통사에게 얼마를 받아 쳐먹었는지는 모르겠으나,


결국 그는 이러한 낚시의 과정에 동참하여 소비자들을 우롱하는데 일조하게 되는 것이다...

(사정을 알고 있었는지 어쨌는지는... 생각하지 말기로 하자)



유통사는 이와 같이 여러가지로 낚시를 드리우고... 선량한 소비자가 걸려들기를 기다린다.




오늘 우연한 계기로 이들의 만행에 대해 자세히 알게 되고 나니,


나 혼자서만 알고 있어서는 안될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해서 기록을 통해 남겨 두고자 한다.




이런 일이 결코 한둘은 아닐 것이라 확신한다.


공구 사이트에 댓글을 달아둔 저 많은 구매자들..


좋은 제품을 싸게 샀다는 만족감에 행복해하고 있다.


불쌍하고 안스럽다ㅠㅠ


양심팔아 장사하는 나쁜 새끼들... 니들이 그러고도 잘될것 같으냐.





모든 제품이 이렇다는 것은 아니다.


내가 모든 제품을 일일이 확인해볼 수도 없는 일이고.. 또 실제로 타 사이트에서 여러 유통사를 통해 활발하게 유통되고 있는 제품을


이런 사이트에서 박리다매로 저렴하게 공급하는 사례도 확인한 바 있다.


하지만 이 와중에 이런 독버섯같은 상품들이 섞여 있다.



그럼... 이런 물건들을 가려내기 위해서,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1. 포털 검색을 절대적으로 신뢰하지 않는다.


포털 검색가는 그 상품의 가치의 절대적 기준이 될 수 없다.


앞서 보았듯 상품의 유일한 유통사가 직접 비싼 가격으로 포털 및 온라인 대형 쇼핑몰에 입점해 두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2. 해당 물품을 공급하는 유통사의 수를 확인한다.


독점 유통이 아닌 이상 경쟁이 벌어질 수밖에 없고,


이를 통해 해당 물품의 실질적 최저가가 어느 금액대인지를 확인할 수 있다.


여러 유통사 간에 실제로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지, 그리고 그 최저가가 얼마인지를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3. 공구 사이트에서 제시하는 판매가가 포털 최저가 대비(유통사 경쟁으로 입증된) 어느정도나 저렴한지까지 체크해야 한다.


실제로 최저가보다 꽤 저렴한 가격에 유통되고 있다면


그 제품은 믿고 구매해도 될 것이다


여러 유통사가 유통할 만큼 고객들의 재구매로 성능이 입증된 제품을


저렴한 가격에 살 수 있다면 그것은 정말 바람직하고 합리적인 소비가 아니겠는가.



당신의 소중한 지갑을,


승냥이같은 노양심 장사치들로부터 지켜내기 위하여...


우리모두, 똑똑해지자!



오늘도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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